Movies/Movie Review 2011.09.15 09:00

             

ⓒ Walt Disney


<스탭>

◈ 감독: 롭 마샬(Rob Marshall)
◈ 원작: 팀 파워스(Tim Powers)
◈ 캐스팅: 조니 뎁(Johnny Depp), 페넬로페 크루즈(Penelope Cruz), 이안 맥쉐인(Ian McShane), 제프리 러쉬(Jeoffrey Rush)
◈ 제작: 월트 디즈니 픽쳐스


<시놉시스> 

스페인의 바닷가, 어부들이 바다에서 그물을 걷어올리던 중 그물에 걸려있는 괴노인을 발견한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노인을 왕성으로 데리고 간 어부들, 노인은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폰세 데 레온'이라는 말을 내뱉는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탐험가로 푸에르토리코의 첫번째 통치자이자 플로리다를 발견해 내었던 후안 폰세 데 레온은 젊음의 샘을 발견했던 인물로도 오랫동안 전해지고 있었다. 노인의 손에 들린 책에 폰세 데 레온과 젊음의 샘에 관련된 정보들이 씌여져 있음을 알아낸 스페인은 곧장 젊음의 샘을 향한 항해 준비에 들어간다.

한편, 블랙 펄의 갑판장이었던 죠샤미 깁스가 잭 스패로우라는 누명을 쓰고 런던의 재판장에 선다. 깁스는 무고함을 항변하지만, 시민들은 해적을 교수형에 처하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이 때 등장한 스미스 판사, 판사는 처형 위기에 처한 깁스를 무기징역으로 감면시켜준다. 알고보니 판사는 잭 스패로우가 변장한 모습이었던 것, 잭은 매수한 마부가 모는 죄수 호송형 마차에 깁스를 태우고 의기양양하게 탈출에 성공한다. 깁스로부터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팔아 가짜 잭 행세를 알게 된 잭. 대화가 끝나갈 즈음 목적지에 마차가 도착한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항구가 아니라 영국의 왕 죠지 2세의 궁전 앞. 잭은 영국군들에게 체포당해 궁전으로 끌려가는데...


미드 필더가 사라진 해적팀, 잭 선장의 개인기만으로 버텨내다.

즈니랜드의 놀이테마로 사랑받던 캐리비안의 해적이 영화화되어 이제는 고사되었다고 여겨지고 있던 해적 어드벤처물에 또다른 신화를 써내려간지도 어느덧 8년째에 접어들었다. 잭 스패로우라는 헐리우드 영화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중 한명을 만들어낸 이 유쾌하고 재기 넘치는 3부작이 다채로운 볼거리와 재미를 팬들에게 듬뿍 안겨주고 4년전 막을 내렸지만, 헐리우드의 잭 스패로우 사랑은 3부작으로는 부족했던 듯 싶다. 2011년 캐리비안의 해적의 4번째 시리즈가 다시금 우리를 찾아오게 되었으니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으리라 짐작되는(또,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으리라 짐작되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2011)'가 바로 그것이 되겠다.

이미 3부작에 걸친(물론, 실제로 1편은 별개의 이야기이고, 그후 2편과 3편이 내용상 연계가 있지만) 이야기로 사실상 잭 스패로우의 모험의 첫장은 끝난 셈. 새로이 시작될 4편은 전혀 새로운 모험거리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3부작과 같이 각 시리즈가 전체 이야기의 한부분이 되는 연속성을 가진 이야기가 아니라, 매 시리즈마다 새로운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하는 시리즈 물의 경우는 이야기와 캐릭터에 있어서 매 시리즈마다 많은 고민이 수반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번 4편에 이르러서는 올랜도 볼룸의 윌 터너나 키이라 나이틀리의 엘리자베스와 같이 잭 스패로우의 든든한 사이드 킥들이 모두 시리즈에서 하차했으며, 무엇보다 3부작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참여하지 않음으로 인해 캐리비안의 해적은 새로운 인물들과 새로운 감독으로 시리즈를 꾸려가야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시리즈의 각본은 캐리비안 시리즈를 창조해낸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지오가 그대로 맡았지만, 이야기는 팀 파워스가 1987년에 쓴 소설 '낯선 조류(1987)'라는 유명한 소설을 베이스로 삼았다. 여기에 '시카고(2002)'와 '게이샤의 추억(2005)' 등으로 잘 알려진 롭 마샬 감독이 연출가로 합류하면서 오히려 시리즈의 모양새는 이전보다 더 무게감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키이라 나이틀리를 대신하는 여주인공 역에는 페넬로페 크루즈가 낙점되었고, 잭 스패로우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자 가장 강력한 라이벌 바르보사 선장의 제프리 러쉬가 건재하는 등, 사실 시리즈는 시작 전에는 많은 기대감을 안겨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이 시리즈의 반 이상을 책임지는 매력적인 악당 잭 스패로우가 여전히 건재했다. 좋은 스토리와 좋은 감독, 좋은 캐릭터가 건재함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왜 이 네번째 시리즈는 미적지근한 평을 들어야만 했을까.

극장이 아닌 PC(네이버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에서 감상했기에 그 느낌이 스크린과는 다소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이 4번째 시리즈는 킬링 타임용으로는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4편의 흥행성적은 약 10억4천만달러에 이르는데, 이는 9억6천만달러의 성적을 거둬들인 3편보다 앞서고, 10억6천만달러로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둬들인 2편보다 약간 모자란 정도다. 그리고 2편과 3편의 경우 사실 비평면에서는 그다지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런데 왜 유독 4편은 전작에 비해 저평가되는 것일까. 

어쩌면 그것은 부제인 낯선 조류처럼 이제까지와는 낯선 분위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잭 스패로우의 원맨쇼인 것 같던 시리즈가 막상 많은 조연급 배우들이 하차하고 나니 생각 외로 그들의 빈자리가 컸음을 제작진과 관객 모두 공감했다고나 할까. 역으로 말하면 새로운 캐릭터들이 그만큼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이 시리즈는 잭이 등장하는 부분과 잭이 등장하지 않는 부분의 편차가 몹시 크다. 특히, 새로운 악당인 검은 수염역의 이안 맥쉐인은 전 시리즈에서 강렬한 모습을 선보였던 문어선장 데비 존스역의 빌 나이와 아무래도 많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는데, 데비 존스의 포스가 너무도 강렬했던 덕분에 검은 수염의 아우라는 상대적으로 너무 미약해보였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속는 왁자지껄한 구도도 본 시리즈에 와서는 너무도 점잖아진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4편은 해적 어드벤쳐를 마음껏 비틀어댔던 이전 시리즈에 비해 얌전하고, 오히려 전통적인 느낌마저 풍긴다. 이는 뮤지컬과 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롭 마샬 감독의 취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는데, 실제로 코미디와 어드벤쳐가 과하리만치 빛을 발했던 전 시리즈에 비해 이번 시리즈는 잭과 바르보사, 깁스와 같은 원 캐릭터들을 빼면 몹시도 정통 해적물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런던에서 벌어지는 초반부의 모험 때만해도 괜찮을 것 같았던 이 영화는 전개가 거듭될 수록 점점 늘어지게 되는데, 이는 분명 캐리비안의 해적이 지녔던 본래의 성질이 희석되고, 롭 마샬 감독의 감성이 가미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 Walt Disney

시리즈 본래의 느낌을 잃어버린 것 외에 한가지 더 문제였던 것은 한편의 이야기에 너무도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의 밀도가 옅어졌다는 것이다. 잭과 그의 옛 연인 안젤리카, 그리고 안젤리카의 아버지인 검은 수염, 검은 수염을 뒤쫓는 바르보사 선장, 여기에 검은 수염에 사로잡힌 신부 필립과 역시 검은 수염에게 사로잡힌 인어 시레나까지... 너무도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각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매력이나 스토리를 작품에서 보여주지 못한체 오히려 전체 이야기를 산만하게 끌고 가는 악재로 작용한다. 전작에서도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 캐리비안의 해적이지만, 2편과 3편은 이야기가 연결되었기에 이 많은 캐릭터들을 소화할 여력이 있었으며, 1편의 경우에는 4편보다는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수도 적었고, 이야기도 중심이 잡혀 있었다. 이 작품에서 인어는 분명 매혹적인 소재였지만, 이미 잭과 안젤리카라는 구도에 신부와 인어의 뜬금없는(?) 로맨스까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오히려 산만해지지 않았나 싶다. 바르보사나 안젤리카 둘 중 한명은 굳이 시리즈에 필요가 있는 캐릭터였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물론, 제 역할을 다한 바르보사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다소 사족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번 4편을 끝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시리즈는 흥행에서는 전작에 버금가는 성공을 거두었고, 이는 잭 스패로우라는 희대의 캐릭터가 여전히 제 몫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이번 4편은 여전히 잭 덕분에 볼만한 가치가 있다. 다음에는 어떤 캐릭터들과 어떤 모험 이야기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질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잭 스패로우라는 보증수표가 건재한 이상 후속편은 여전히 가능성과 흥행성을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lt Disney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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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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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낯선조류는 그냥저냥 별 재미없이 봤던 것 같아요
    본래 여러 축이던 이야기가 잭 혼자 이끌어나가니까 단순하기도 하고
    너무 예측가능해진 에피소드들의 향연도 좀 아쉬웠구요 ㅠ_ㅠ
    그리고 여주인공도.. 키이라 나이틀리가 더 좋았는데!
    뭐.. 인어라든가 볼거리는 많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잭 스패로우는 여전히 매력적이란 사실에 동의합니다ㅋ

    2011.09.15 10: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좀 아까워요. 사실 전작들과 이 작품의 완성도는 그리 큰 편차가 없어 보이거든요. 다만, 몇몇 디테일에 있어서 이번 4편이 심심하다는 것이 좀 아쉽더군요. 하지만 흥행성적은 보시다시피 전작들과 엇비슷합니다. 뭐, 일단은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셈이죠. ^^

      2011.09.15 20:35 신고 [ ADDR : EDIT/ DEL ]
  2. 전 안 본 터라 뭐라 할말이... 전 '이 시리즈가 이렇게 열광할 정도인가?' 했던 사람이라서 별 감흥도 없었어요. 그냥 '볼만한 오락물이구나'에서 더도 덜도 없는. 아, 그 생각은 들더군요. 실제 해적이 들끓던 시대에서 잭처럼 행동하면 오래 못 살 것 같다는...

    2011.09.15 10: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이쿠 냉정한 감상평이시군요. ^^ 사실, 이 영화가 오락물 이상의 가치를 가진 완성도 높은 해적 모험물이 아닌 건 사실입니다. 다만, 기존의 해적물을 비틀어버린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작품 최대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덜떨어진 해적선장과 덜떨어진 해적들의 유쾌하고 스펙타클한 모험 이야기... 전 개인적으로 판타지 어드벤쳐물을 좋아하다보니 계속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만 ^^

      2011.09.15 20:39 신고 [ ADDR : EDIT/ DEL ]
  3. 비밀댓글입니다

    2011.09.15 10:53 [ ADDR : EDIT/ DEL : REPLY ]
  4. 제 의견은 약간 다른데, 자세한 내용은 트랙백으로..^^;

    2011.09.15 15: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구독해놓고 자주 찾겠습니다. :-) 정말 좋은 글들 많네요.

    2011.09.15 15: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즈라더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군요. 감사합니다. 저도 구독했습니다. :-)

      2011.09.15 20:42 신고 [ ADDR : EDIT/ DEL ]
  6. 으흠.... 거 참... 후..

    2011.09.19 21: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블로그 !처럼 우리는 이것이 정말 내 중 하나입니다 이다 중독성 에 읽기 .

    2012.02.19 0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