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AK Communications 2011.09.05 09:00

             

☞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카이 시덴의 관점으로 바라본 건담 사이드 스토리

'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코토부키 츠카사가 카도카와 서점의 건담 전문잡지 '건담 에이스'에 2005년부터 연재했던 총 18화의 코믹스를 단행본으로 엮은 제1탄으로, AK 커뮤니케이션즈가 2011년 8월 말에 한국어판으로 정식 발행한 코믹스이기도 합니다. 0화부터 17화까지의 이야기중 7화까지를 묶은 1권이 이번에 한국에서 발행되었고, 9화부터 17화까지를 담은 2권은 한국에서는 아직 발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참고로,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라는 부제로 발간된 2권의 단행본 외에도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라는 부제의 단행본도 일본에서 발간되었죠.

작가인 코토부키 츠카사는 만화가 겸 애니메이터이자 게임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인물로,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이전에 '가자, 가자, 우리들의 V 건담'이라는 코믹스를 이미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연재한 경력이 있습니다. 다만 개그물로 분류되는 우리들의 V 건담과 달리 이번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드라마적 구도가 돋보이는 성인취향의 코믹스로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코토부키는 코믹스 외에도 'VS 기사 라무네&40염(1996)', '아키하바라 전뇌조(1998)' 등의 캐릭터 디자인을 거쳐 '슈퍼로봇대전 OG - 디 인스펙터(2010)'의 메카닉 디자인을 맡기도 했죠. 이런 작품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작가의 성향과는 좀 다른 느낌의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굉장히 뛰어난 필력은 아니지만 펜 터치는 깔끔하고 정교합니다. 초기 기획단계에서는 카이 시덴의 시점으로 바라본 그리프스 전쟁 당시의 아무로 레이라는 플롯이었으나, 아무로나 샤아와 같은 거물급 캐릭터를 소재로 한 코믹스에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던 선라이즈 측의 제안으로 카이 시덴을 주인공으로 하는 별개의 이야기로 방향이 조정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덕분에 제타 건담 때만해도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카이가 주인공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게 됩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어떤 사건과 인물이 있고, 그 현장에 카이 시덴이 등장하여 사건을 바라보는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체의 에피소드가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하나하나의 단막극과 같은 성격을 띄고 있는 셈이죠. '기동전사 제타 건담 (1985)'의 이야기를 베이스로 이야기 사이사이 비어있는 작은 틈새에 카이 시덴의 눈으로 바라본 사건을 끼워넣는다는 느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TV 시리즈에서 굳이 하지 않았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이런 식으로 구성한 것은 나름 괜찮은 선택이라 보이는군요.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작가와 담당자의 후일담이 등장합니다. 다른 작품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코너(?)네요. 이 작품, 또는 에피소드에 대한 작가의 의도나 관련 에피소드들이 인터뷰 형태로 쓰여져 마니아들에게는 나름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뒤의 삽입 그림 때문에 가독성은 다소 떨어지는군요.


제타 건담의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자브로에 붙잡힌 카이와 레코아의 상황을 감방 안 카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에피소드. 모든 에피소드는 제타 건담에서 벌어졌던 중요한 에피소드 직전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에 카이 시덴이 관련되어 이야기를 끌어가게 됩니다. 다만 사건 중심이라기보다는 대화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어서 건담을 소재로 한 작품임에도 모빌슈트 전투라든지 우주 함대전과 같은 장면들은 볼 수가 없는 것이 이 코믹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건담의 세계, 특히 우주세기의 세계관을 잘 모르는 캐쥬얼한 팬들에게는 생각 외로 지루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겠네요.


엘로스가 제타 건담에서 가장 이뻐(?)했던 히로인 벨토치카 일마가 등장하는 에피소드. 아무로 레이와 만나기 전 카이 시덴과 대화를 나누는 에피소드입니다. 


모빌슈트 등장 장면이 거의 없는 이 코믹스이지만 에피소드 4에서는 제법 많은 수의 모빌슈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메카닉 디자인도 가능한 작가이기에 모빌슈트의 묘사도 준수한 편이네요.


에피소드 6편과 7편은 샤아 아즈나블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샤아가 직접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붙잡힌 카이 시덴과 티탄즈의 인물들과의 대화가 중심인 에피소드이죠. 샤아 아즈나블은 그저 이 에피소드의 주요 소재라고나 할까요. 에피소드별 챕터 제목은 이렇게 카이 시덴이 각 에피소드에서 대화를 하거나 소재로 삼는 인물들의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믹스의 끝부분에는 재미있게도 카이 시덴의 성우를 맡았던 후루카와 토시오 씨와 작가와의 대화가 실려 있습니다. 에피소드 별 담당자와의 인터뷰와 달리 이 부분은 책의 전반적인 의도와 주인공인 카이 시덴, 그리고 건담에 대한 작가와 성우의 대화들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확실히 팬 서비스적 느낌이 강한 부분으로, 왠만한 팬덤을 형성한 작품이 아니고서야 쉽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도 하겠습니다. 라이트하게 건담을 즐기는 팬들에게는 다소 부담 스러운 부분이기도 하겠군요.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확실히 대중적인 작품은 아닙니다. '아, 이런 작품도 있구나, 독특하네' 정도의 뉘앙스를 가지는 다소 마이너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지요. 텍스트의 양이 꽤 많고 전반적으로 대화 중심으로 흘러가는 작품이라 몰입도는 다소 떨어지고, 사건 자체도 본편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임팩트 있는 사건들을 이야기 소재로 삼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소소하면서도 제법 깊이 있고, 의외로 독특한 맛을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건담의 팬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를 주지 않을까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sukasa KOTOBUKI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Z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1 - 8점
고토부키 츠카사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작/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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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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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제봐도 부러운 AK 스폰..ㅠㅠ

    2011.09.05 09: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벨토치카와 카이 사이의 대화 부분이 인상깊게 다가오네요.

    아무래도 건담 세계관 내에서 일반 대중은 물론 어느정도 1년 전쟁 관련 지식을 지닌 사람들조차 아무로 레이의 혁혁한 전공 덕분에 연방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믿고 있겠지만, 알고보면 카이 시덴도 그 일익을 담당한... 나름 역사의 현장을 만들었던 영웅 중 한 명이었으니까요.

    아마도 카이 덕분에 아무로가 위기를 넘긴 상황도 있었을텐데...

    벨토치카 시점에서는 단지 언론인이라고만 생각했던 남자가, 사실은 나름의 전설을 만들어낸 파일럿이자 아무로의 동료였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_~)y=3

    2011.09.05 09: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그 이외에, 1년 전쟁에서 연방의 승전에 대한 아무로의 기여도에 대해서는....

    지온군의 중요 인물들을 전사시킴으로써 알게 모르게 자비家의 기반을 흔들어 놓은데다, 중요한 실험기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계속 축적해준 덕분에 양산형 MS용 OS를 비약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으니, 그 전공은 상당한 편이지요.

    하지만 전쟁 이후 받은 대접이란 것은 고작...(...)

    2011.09.05 09: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벨토치카의 반응은 꽤 현실적으로 일리 있는 반응이었던 것 같아요. 축구를 잘 모르는 팬이 다른 유명한 수비수나 미드필더 이름은 모르고 유명한 스트라이커 이름만 아는 것처럼 말이죠. ^^

      2011.09.06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4. 카이 씨뎅... 아니;; 시덴이 꽤 댄디하게 나오네요. 설정에 깊이를 주는 이런 사이드 스토리 보는 재미도 쏠쏠하죠.

    2011.09.05 10: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가 전2권으로 나왔고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는 그 뒤에 신규연재된 시리즈입니다. 전자가 Z건담(아무리 봐도 tv판보다는 극장판...)당시를 그린 반면 후자는 1년전쟁 당시를 회상하는 에피소드가 메인인 듯 하더군요.

    저자의 평소 스타일과는 180도 바뀐 분위기와 대화로 가득한 드라마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코토부키의 작품임을 소리높여 주장하는 요소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여캐들의 슴가(...) 작가 취향 탓인지 원래 그렇게 거유가 아니던 캐릭터들까지 꽤 오동통하게 그려져 있어서 좀 깼던 기억이 납니다 OTL

    2011.09.05 2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이쿠 제가 실수를 했네요. 시간이 없어서 자료를 급히 참고하면서 쓰다보니 제대로 읽지 못했나 봅니다. 감사드려요. ^^

      그 코토부키의 작품임을 강조하는 요소 때문에 살짝 다른 기대(?)를 하기도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거기까지였었죠. ㅎㅎㅎ;

      2011.09.06 11:27 신고 [ ADDR : EDIT/ DEL ]
  6. 역시.. AK.... ㄱ-

    2011.09.06 09: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새삼스럽지만, 하나의 연대기가 얼마나 대단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지 느껴집니다.
    살아생전에 우주세기의 전모가 다 밝혀질 수 있을지....^^

    2011.09.08 11: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AK... 미치겠구만...OTL

    2011.09.21 11: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