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 Chronicles/1980s 2011.07.11 09:08

             

마계도시 (1988), 魔界都市 <新宿> / Demon City Shinjuku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정보>

◈ 원작: 키쿠치 히데유키(菊地秀行)
◈ 감독/캐릭터 디자인: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오카무라 카오리(岡村香織)
◈ 작화감독: 온다 나오유키(思田尚之)
◈ 미술감독: 이케다 유우지(池田祐二)
◈ 음악: 시노다 모도카즈(篠田元一)
◈ 기획/제작: 쿠리 코스케(久里耕介) / 쿠라타 켄지(倉田研次)
◈ 제작사: 매드하우스, 재팬 홈비디오
◈ 저작권: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 일자: 1988.10.25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어둠을 가르며 두 남자가 검을 맞댄 채 생사를 건 결투를 벌이고 있다. 한때 동문이기도 했던 레비라와 겐이치로. 레비라가 어둠의 힘을 손에 넣어 신주쿠를 마계의 도시로 만들려 하자 겐이치로가 이를 저지하려 맞선 것이다. 호각의 싸움을 벌이던 중 레비라가 마계의 힘을 사용하자 거대한 균열과 함께 신주쿠가 둘로 갈라진다. 겐이치로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레비라의 가슴을 꿰뚫지만 순식간에 원래대로 복구되는 레비라의 몸. 마계의 힘을 받아들인 레비라는 결국 겐이치로를 살해하고, 레비라를 관통한 겐이치로의 목검은 푸른 빛을 뿜은 체 갈라진 신주쿠의 깊은 균열 틈으로 모습을 감추고 만다. 

마계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10년여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레비라의 힘으로 신주쿠는 엄청난 타격을 입지만 주변지역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이 신비한 지진은 사람들로부터 '데빌퀘이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날...


<소개>

1982년에 쓰여진 키쿠치 히데유키의 데뷔작이기도 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OVA 아니메. 작품의 타이틀인 '마계도시 신주쿠'는 키쿠치 히데유키의 작품 대부분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단어로, 마계도시 신주쿠 외에도 그의 소설 '마계도시 블루스(1986)', '마계의사 메피스토(1988)', '마계도시 느와르(19??)', '마궁바빌론(19??)' 등 키쿠치 소설의 대부분에 등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키쿠치의 마계도시 사랑(?)으로 인해 일부 동료에게선 '마계도시 선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1] 참조)

그의 또다른 작품 '어둠 가드'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요수도시(1987)'가 대성공을 거둔 뒤 제작된 작품으로, 키쿠치 원작의 아니메 중에서는 세번째로 제작된 작품이며 동시에 키쿠치와 카와지리의 두번째 콤비작이기도 하다. 제작 스튜디오도 매드하우스로 동일하며, 전체적으로 펼쳐지는 블루톤과 블랙의 조화 역시 요수도시와 비슷한 느낌. 요수도시보다 먼저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만화영화로서는 요수도시의 후속처럼 느껴진다 하겠다. 요사스러운 느낌은 요수도시에 비해 많이 감쇄되었으며, 동시 에로티시즘의 표현도 거의 상쇄되어 있다.(이 부분은 너무 아쉽...에헴) 요수도시보다 좀 더 넓은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작품으로 기획되었던 듯 싶다.

아니메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캐릭터 디자인이라 하겠는데, 카와지리 요시아키가 만들어 낸 캐릭터를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온다 나오유키가 재해석하면서 요수도시에 비해 보다 더 미형의 캐릭터들로 그려졌다 하겠다. 온다 나오유키는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나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7)',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 등의 작품에서 작화 스탭으로 활약한 인물인데,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 그 재능은 같은 비보 출신의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그늘에 가려져 그저 키타즈메의 아류 저도로 인식되고 있던 참이었다. 개성은 다소 부족했지만 그래도 온다의 그림체는 상당한 미형에 샤프한 라인을 보여주었는데, 그러한 부분이 마계도시의 괴기적인 캐릭터와 만나 상당히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특히 히로인인 사야카는 요염함이 숨겨진 청순함으로, 평면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멋진 광원 효과와 감각적인 장면구성은 요수도시에 이어 이번에도 유효하다. 목검에 기를 실어 상대방을 베어버리는 주인공 카츠야의 모습은 흡사 카와지리의 93년작 '수병위인풍첩(1983)'의 쥬베이를 연상시킨다. 괴력의 거대한 거미 인간과, 뱀의 형상을 한 여인, 거기에 환술을 쓰는 캐릭터까지 마도사 리베라의 수하들로 등장하는 이들 셋은 왠지 카와지리의 2000년작 '뱀파이어 헌터 D 블러드러스트(2000)'의 삼인중과 닮아 있다.(물론, 시간 상으로 봤을 때는 뱀파이어 헌터 D가 마계도시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마찬가지로 최후의 적이자 마도사인 리베라는 '뱀파이어 헌터 D(1985)'의 뱀파이어 귀족 리 백작을 떠올리게 하는 등, 여러 면에서 카와지리의 다른 작품 캐릭터들과 오버래핑되는 느낌을 준다 하겠다. 이는 이들 작품이 키쿠치의 작품이기에 서로가 비슷한 컨셉을 공유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괴력의 마인, 요사스러운 마녀, 환술을 사용하는 요괴 등 키쿠치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대게 비슷한 특색으로 구분지어져 있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이야기 구조는 느슨하고 긴장감도 떨어진다. 같은 80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스와 호러틱한 분위기를 잘 살렸던 요수도시에 비해 확실히 싱거운 느낌을 준다고 할까. 카츠야와 사야카가 마계도시로 들어가게 되는 도입부도 그렇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으며, 마계도시에서 펼쳐지는 둘의 모험도 어딘지 모르게 싱겁다. 밀도가 느슨한데다가 액션도 심심한 편이라서 전체적으로 요수도시처럼 큰 임팩트를 주는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

작품에서는 수수께끼의 인물 메피스토가 나와 주인공 일행을 도와준다. 정체불명의 이 남자는 사실 키쿠치의 또다른 소설 마계의사 메피스토의 주인공 메피스토를 모델로 한 인물. 다만 소설의 캐릭터와 OVA의 캐릭터는 실제 설정상으로는 차이가 존재하는 듯 하다. 다소 밋밋한 구성과 재미에도 불구하고 만화영화적 완성도는 뛰어나며 퀄리티 역시 요수도시에 밀리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5회 일본 아니메 대상 오리지널 비디오 소프트 최우수 작품상 수상.


<참고 사이트>

[1] 魔界都市 <新宿>, Wikipedia Japan
[2] 魔界都市 <新宿> (1988), allcinema.ne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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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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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아쉽... 크흠흠;; 키쿠치 히데유키만이 아니라 유독 이런 류의 작품들을 보면 신주쿠가 배경인 경우를 많이 본 것 같아요. 그만큼 환락적인 도시여서인지. 말씀처럼 이 작품은 좀 심심했어요. 요수도시를 먼저 본 탓인지 기대치가 높아졌던 때문도 있겠지만요.

    2011.07.11 09: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것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너무 심심했다고 할까요. 마계도시가 먼저 나왔어도 상황은 같았을 것 같아요. 요수도시의 에로티시즘이 제거되었어도 이 작품의 아쉬움은 요수도시보다 더했을 듯 합니다.

      2011.07.11 13:23 신고 [ ADDR : EDIT/ DEL ]
  2. 키쿠치 히데유키 원작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작품이네요.
    그의 소설들은 거의 전부가 폭력성과 에로티시즘에 기반하고 있는 탓에 하나라도 빠져버리면 글의 재미 자체가 달라지는데, 마계도시의 애니판 같은 경우는 둘 다 배제하면 어떤 작품이 나오는지를 여실히 알려준 케이스라고 할수 있겠네요.
    사실 마계도시 신주쿠의 경우는 작가의 데뷔작이고 대상 독자층도 10대들이라 원작 자체도 에로티시즘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폭력성 역시 85년 마계행 이후의 작품에 비교한다면 건전하기 그지없긴 하지만 말입니다.^.^
    또 나중에 집필되는 마계도시 시리즈와는 '마진으로 고립된 도시'라는 대전제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설정이 다른, 별개의 작품이기도 하지요.
    아... 요마 시리즈 읽고 싶다...

    2011.07.11 11: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이쿠 키쿠치 작품들을 상당수 섭렵하셨군요. 이거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은 격인...

      2011.07.11 13:25 신고 [ ADDR : EDIT/ DEL ]
  3. 비밀댓글입니다

    2011.07.11 12:55 [ ADDR : EDIT/ DEL : REPLY ]
    • 요즘, 교정작업을 거의 거치지 않다 보니 오타가 더더욱 많네요. ㅠㅠ

      2011.07.11 13:26 신고 [ ADDR : EDIT/ DEL ]
  4. 볼쇼이

    요수도시를 본 후 크게 기대했다가 포스터부터 약간 핀트가 어긋난다는 느낌을 받은 후(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정상적이었죠), 나중에 애니메이션을 보고 3분의 2 정도에서 때려치워서 아직도 결말을 모릅니다. 몇몇 장면의 연출에서는 같은 감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너무 평이한 부분이 많았다고 봅니다.

    2011.07.11 14: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카와지리 감독이라면 으례 떠오르는 작품색에 비교할 때 좀 평이한 편이긴 했죠. ^^

      2011.07.11 17:27 신고 [ ADDR : EDIT/ DEL ]
  5. 비밀댓글입니다

    2011.07.11 17:13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뇨, 그런건 아니구요. 오해마세요. 별로 기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글을 조금씩 쓰면서 완성하는데다가 요새 머리도 잘 안돌아가고 해서 문맥도 그렇고 오탈자가 눈에 많이 띄네요. 지적해주시면야 저야 편하게 고칠 수 있으니 좋습니다. ㅎㅎ

      2011.07.11 17:29 신고 [ ADDR : EDIT/ DEL ]
  6.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인 겁니까?? 으흠... 그나저나... 이거...

    2011.07.11 20: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어릴적 바다 건너 일본의 신주쿠란 동네에 대한 묘한 인식을 심어준 작품인데..훗날 나이를 먹고 일본을 방문했을 때 처음 신주쿠를 방문한 느낌은....그야말로 '마.계.도.시' 란 이미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기억이..ㅠㅜ 한국과는 또 다른 번화가의 모습..길을 당최 몇번이나 잃어버렸던지..ㅎㅎㅎ

    2011.07.12 10: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말로만 들었던 까마귀들이 시내에 비둘기 처럼 앉아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2011.07.12 10:46 신고 [ ADDR : EDIT/ DEL ]
  8. <마계도시 강남>이라는 괴이한 제목을 단 정품비됴테입을 보고 볼까말까했던 기억이....
    결국 보긴 봤는데, 정품이었는지 삐짜였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재미도 별로 없었던 듯....(아마 정품이었던 거 같다. 일본 고유명사를 죄다 한국식으로 로컬라이징하는 거 디게 싫어해서 더더욱 재미없게 봤던듯...)
    키노의 설레발 때문에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너무 기대가 컸었던 건지....

    2011.07.13 15: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딩 때 봤는데, 요수도시를 본 뒤인지라 마계도시에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같아. 그 기대란게 뭐 그런거지만;;;

      2011.07.13 15:4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