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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재해석한 오리지널 건담의 부활

ⓒ SOTSU · SUNRISE


'동전사 건담 AGE(2011)'에 이은 또 하나의 신 건담 시리즈는 놀랍게도 건담의 시초인 '기동전사 건담(1979)'을 새롭게 재해석한 코믹스 '건담 디 오리진(이하 오리진)'을 원작으로 한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건담팬들이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을 점쳐보거나 바라고 있었던 일이지만 막상 이렇게 현실화가 되니 놀랍기 그지 없네요. 많은 건담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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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화 소식은 카도카와 서점의 건담 전문지 '월간 건담 에이스'를 통하여 발표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월간 건담 에이스는 바로 창간호부터 오리진을 연재해온 잡지이기도 한데요. 얼마전 반다이에서 6월 25일에 새로운 건담 시리즈를 발표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오리진을 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퍼스트 건담의 메카닉 디자이너 오카와라 쿠니오 역시 새로운 건담 시리즈에 대해 언젠가 잠깐 언급을 했던 적이 있었죠. 그때는 그것이 건담 AGE를 의미하는 줄 알았습니다만, 이제보니 바로 이 오리진을 얘기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원작 코믹스는 79년작 건담의 캐릭터 디자이너자 작화감독으로, 아니메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작화가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거대 프로젝트입니다. 토미노 요시유키의 원작인 건담을 코믹스화하는 것에 회의적이었던 야스히코는 당사자인 토미노 감독의 격려로 어렵사리 펜을 잡았고 그로부터 10년 만인 올해 마침내 오리진의 완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원작자인 토미노 만큼이나 건담에 큰 영향을 끼친 그이기에 이 오리진은 확실히 여타 건담 관련 소설이나 코믹스와는 격을 달리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반면, 원작 이후 급속도로 거대해진 우주세기의 세계관을 이 오리진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데요. 야스히코 본인은 오리진이 건담의 오리진이자 온리 원(Only One)이다라는 소신을 밝힌 적이 있다고 하는군요. 말 그대로 오리진은 퍼스트 건담의 리메이크일 뿐 우주세기 전체를 꿰뚫는 이야기는 아닌 셈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신 시리즈는 퍼스트 건담 이후 몸집이 불어난 우주세기의 많은 뒷 이야기나 설정을 커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MSV 등을 통해 등장한 조니 라이덴이나 신 마츠나가 같은 인기 캐릭터들을 보는 것 같은 소소한 재미가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려울 것이다라는 것이죠. 하지만, 단순히 코믹스의 내용을 그대로 만화영화로 만들 것이냐는 두고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30년이 지난 구시대적 SF 설정은 요즘의 추세에 맞춰 바뀌겠지만, MS의 디자인을 포함하여 오리진이 내포한 구시대적 스타일과 가치관을 과연 얼마만큼 현대적인 형태로 각색해내느냐는 시리즈의 성패가 좌우할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모든 리메이크작들이 가진 숙명이기도 하지요.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 오리진 프로젝트는 30여년전보다 압도적으로 세련되어진 신작화로 과거의 건담을 리메이크한다는 기본 뼈대 위에서 몇몇 변주가 가해진 작품으로 태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도 전체적인 느낌은 현재 연재중인 '기동전사 건담 UC(2010)'의 스타일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군요.(예를 들면 MS 전투장면과 같은 부분) 아직 연출가나 각본 스탭, 작화 스탭 등 핵심 제작진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오리진은 캐릭터 디자이너였던 야스히코나 메카닉 디자이너였던 오카와라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여러가지 스타일링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샤아 아즈나블이나 세일러 마스와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묘사될지, 급하게 투입되어 조악한 디자인으로 등장했던 모빌 아머 등은 어떻게 스타일링이 될지 등이 몹시 궁금하네요.

 

다만, 자쿠러님과 같은 분들이 언급했다시피 금번 오리진의 타겟 시청층 설정은 시리즈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올드 팬들을 겨냥하면 작품의 생명력이 짧을 터이고, 신세대 팬을 노리기에는 기본 컨셉 자체가 그들과 맞지 않은 것이 오리진의 난제라 하겠는데요. 여기에 50화에 가까웠던 79년 시리즈나, 코믹스로도 21권이나 되는 방대한 이야기를 어느 정도의 길이로 만들 것이냐 하는 것도 이번 시리즈의 이슈라 하겠습니다. 예전과 같은 50화의 대작 시리즈는 요즘 거의 보기 힘든지라 건담도 예외는 아닌데요. 그렇다고 무리하게 스토리를 줄여 편수를 줄인다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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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TSU · SUNRISE

그렇다면 결론은 1쿨이나 2쿨 단위로 제작하여 시즌제로 방영하거나, 케이블 TV 등에서 PPV 방식으로 방영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겠는데요. 퍼스트 건담의 리메이크라는 상징성을 가진 거대 프로젝트이니 시류를 따르기 보다는 뚝심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적어도 DVD 시장에서만큼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리진을 기점으로 우주세기 프라모델들도 다시 새로운 스타일로 출시될 가능성도 있구요.

어찌되었건 이번 오리진 프로젝트는 전설적인 과거의 시리즈를 최신 작화로 볼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의미있는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제까지 많은 전설적인 명작들이 리메이크라는 명제를 통해 신작화로 우리에게 찾아왔습니다만, 이번 건담 리메이크는 이제까지 리메이크되었던 작품들의 화제성을 훨씬 뛰어넘는 아우라를 보여주고 있지요. 거기에 건담 에이스는 오리진 이후 후속 시리즈로,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기동전사 제타 건담'을 연재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칫 하다가는 몇 년 뒤에 제타 건담을 리메이크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올지도 모를 일이네요. 어찌되었건 건담의 팬으로서는 행복한 상상들인데요. 이번 오리진의 방영과 발맞춰 부디 한국에서도 영상매체로 건담이 발매되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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