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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체이서, 오린의 전설 (1985), Starchaser, Legend of Orin 


ⓒ 1985 YOUNG SUNG International


<정보>

◈ 감독/제작: 스티브 한 (Steve Hahn)
◈ 각본: 제프리 스콧 (Jeffry Scott)
◈ 캐스팅: 조 콜리컨 (Joe Coligan), 카르멘 아르젠지아노 (Carmen Argenziano), 노엘 노쓰 (Noelle North), 안쏘니 데 론지스 (Anthony De Longis)
◈ 음악: 앤드류 벨링 (Andrew Belling)
◈ 편집: 도날드 W. 어니스트 (Donald W. Ernst), A.C.E
◈ 조감독: 존 스파레이 (John Sparey)
◈ 애니메이션 감독: 밋치 록혼 (Mitch Rochon), 김장일
◈ 제작총지휘: 토마스 콜맨 (Thomas Coleman), 마이클 로젠블랫 (Michael Rosenblatt)
◈ 제작사: 영성 프로덕션 (Young Sung Production), 한호흥업, 대원동화
◈ 배급: 아틀란틱 릴리징 (Atlantic Releasing), MGM
◈ 저작권: ⓒ 1985 YOUNG SUNG International
◈ 일자: 1985.11.24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때는 수천년 후의 미래 혹성행성 트리니아. 인간들은 마인 마스터라 불리는 로봇들의 지배를 받으며 지하 광산에서 노역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배자 자이곤(Zygon)이 통치하는 이 세상에서 인류는 오로지 이 지하 세계만이 자신들이 살 수 있는 세계이며, 지상은 지하세계보다 훨씬 끔찍하고 지옥같은 곳이라 믿고 있었다. 자이곤은 인간 노예들을 부려 광산에서 루비디마이트라는 붉은 수정을 채굴하고 있었는데, 루비디마이트를 채굴하여 제단에 바치면 자이곤이 나타나 신의 말씀을 전하고 루비디마이트를 가져간다. 루비디마이트를 회수하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식량이 지급된다.

자이곤의 폭정 속에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지하 광산에서 눈먼 동생 칼리와 살고 있던 젋은 청년 오린은 채굴 도중 바위 속에 박혀 있는 보석장식이 달린 검을 발견하게 된다. 오린이 검을 쥐자 검신에서 빛이 발산되며 노인의 영상이 투영된다. 지하세계 위 지상에는 멋진 세상이 기다리고 있으니 용기를 가지라는 노인. 검을 소유한자는 진실된 힘을 얻을 것이라 말하며 노인은 사라진다. 동시에 검날이 사라지고 손잡이만 남은 검. 오린은 노인의 말에 따라 지상으로 향할 것을 결심하는데...


<소개>

미국 애니메이션의 하청업을 주로 맡아오던 동서동화(現 한호흥업)와 동서동화의 창립자인 재미교포 출신의 스티브 한이 주축이 되어 제작된 한미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컴퓨터 그래픽과 입체영상, 로토스코핑 기법 등이 동원된 애니메이션 테크놀로지의 결정체와 같은 작품이다. 평단의 호평 속에도 불구하고 배급사인 아틀란틱 릴리징의 도산으로 인해 개봉 도중 극장에서 내려지며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비운의 작품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잠재력을 보여준 동시에 뛰어난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못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티브 한과 한호흥업과 같은 한국 애니메이터들이 대거 참여하고 주도한 작품이긴 하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미국적인 작품이다. 스탭진의 구성에서 보면 연출과 셀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한국쪽 인재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반면, 스토리와 콘티, 사운드와 CG 등에서는 역시 미국 애니메이터들의 영향이 크다. 이는 연출과 작화에서 당대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에 와있음을 증명한 반면, 기획, 스토리, 사운드와 같은 많은 부분에서는 여전히 인재와 역량이 부족함을 보여준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어차피 기획 단계에서 미국의 참여가 주도적이었던 작품이었고, 세계시장을 겨냥한 작품이었기에 한국적인 색체가 보이지 않음은 어찌보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는 약 1년 뒤에 넬슨 신과 다수의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주축이 되어 제작한 '트랜스포머더 무비(1986)'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지는 상황이다.)

지하세계에서 통제된 삶을 살아오던 인류가 기계의 지배를 벗어나 지상으로 나와 진정한 자유를 찾는다든지, 주인공 오린이 바위 속에서 검을 찾아내고 그로 인해 영웅의 길을 걷는 전개는 아서왕의 전설과 같은 중세 판타지의 느낌을 주고 있다. 아울러, 지상으로 나온 오린 일행의 모험에서는 익숙한 미국식 모험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이런 부분은 스타워즈의 영향을 받은 아류로 인식될 수 있다 하겠다. 참신함은 비록 떨어지지만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로 인해 그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지하세계에서 사는 인류가 전설의 검을 발견하고 지상으로 압제자를 물리치고 지상으로 향하는 부분은 '천원돌파 그렌라간(2007)'의 스토리 컨셉과 유사하기도 하다. 물론, 둘 사이에 관계는 없다.)

ⓒ 1985 YOUNG SUNG International

스타체이서의 의의는 이야기보다는 영상미에 있다. 당시로서는 불모지에 가까운 CG를 적극 도입한데다가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등, 현재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는 3D CG 기법을 무려 25년이나 먼저 애니메이션에 도입한 작품이다. 게다가 그 완성도 역시 85년도의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준수한 편. 거기에 사람의 움직임에는 로토스코핑 기법을 도입하여 부드러운 동작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물론, 당시 기술의 한계나 제작비 문제 등으로 인해 모든 영상에 입체기법을 적용할 수는 없었고, 이로 인해 인물의 묘사에서는 입체기법이 재현되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테크닉의 관점에서 이 작품은 당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정수가 모두 투입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평단의 평가도 좋은 편이었고, 개봉 당시의 성적도 괜찮은 편이었으나 배급사의 도산으로 인해 급박하게 상영이 중단되면서 스타체이서와 한국 애니메이션의 야심찬 첫발은 아쉽게도 불발로 끝나고 만다. 1985년 11월 24일 개봉한 스타체이서는 1985년 12월 8일까지 불과 2주 밖에 개봉하지 못했으나 3백36만 달러 정도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만약, 제대로 개봉일자를 채웠다면 스타체이서의 평가는 지금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넬슨 신의 트랜스포머 더 무비가 약 한달 간 개봉하여 57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음을 볼 때 스타체이서는 그와 비슷하거나 그를 상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에서의 참패와 배급사의 도산으로 인해 국내 개봉이 무산된 것은 아쉬운 점이다. MGM이 2005년 6월 21일 북미에서 DVD로 발매했지만, 입체 애니메이션이라는 메리트를 느낄 수 없는 것 역시 큰 아쉬움 중 하나. 당시 흥행 참패로 인해 스티브 한은 미국으로 도미해야 했으며, 다시 한 번 창작 애니메이션을 향한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은 열매를 맺지 못한체 시들어버리게 된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1985 YOUNG SUNG International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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