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tions/Normal Review 2010.07.12 17:58

             

ⓒ BONES / STRANGERS 2007


<스탭>

◈ 감독: 안도 마사히로
◈ 원작: 본즈
◈ 제작: 본즈


<시놉시스> 

승려인 쇼안과 함께 명나라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고아 소년 코타로. 의지할 데라곤 명나라에서 자신을 거두어준 승려 쇼안과 애견 토비마루 밖에 없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코타로는 명나라에서부터 계속 정체불명의 무리들에게 쫓기게 되고 가까스로 탈출한 쇼안과 코타로는 만각사에서 만나자는 말과 함께 난리통에 헤어지고 만다.

한편, 정체불명의 일행들이 전란의 일본 중 지방의 소국인 이카이케에 발을 들이게 된다. 일본인 안내자들의 인도를 받는 그들은 대부분 중국인들로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무예를 지닌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무리의 산적들이 이 일행을 습격하지만 벽안의 검사 한 명에게 모두 처참하게 도륙되고 만다. 명나라 황제의 밀명을 받은 이들은 과연 이곳을 무슨 목적으로 방문한 것일까.

쇼안과 헤어져 만각사로 향하는 힘든 여정에 들어선 코타로는 이카이케 지방의 폐허가 된 절에서 숨어지내던 도중 한 떠돌이 무사와 만나게 된다. 그를 경계하는 코타로, 하지만 충견 토비마루는 그에게 경계심을 들어내기는 커녕 자신의 생선을 그에게 나눠주려 한다. 어색한 식사가 시작될 무렵, 갑작스레 영주의 군사들이 코타로를 습격하는데...


움직이는 그림의 장점을 십분 살린 하드 액션물

한칼에 생명을 거는 승부를 펼치는 사무라이 액션은 현란한 손기술과 발기술을 선보이는 중국의 무협과는 다르게 찰나에 승부가 정해지는 긴박함과 강렬한 스피드가 특징인 무협장르입니다. 영화와 드라마, 만화영화로 일본에서 숱하게 사용된 이 인기장르를 이번에는 장인정신으로 투철한 아니메 제작사 본즈에서 도전하게 되었는데요. 카우보이 비밥에서 스파이크가 보여준 부드러운 절권도 액션과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엘릭형제가 선보인 날랜 액션이 이번에는 사무라이와 중국무사들의 처절한 액션으로 변주되었습니다. 움직이는 역동적인 샷의 연출에 있어서 그동안 높은 완성도를 보여왔던 본즈의 작화진은 확실히 액션물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믿음직스러운 느낌입니다.

근래의 아니메들은 대부분 이쁘고 화려한 색감으로 그려져 보기에는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움직임이 많은 컷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빈약해진 움직임을 커버하기 위해 다른 화면 효과나 뱅크샷을 부여하는 스타일이 많아진 편입니다. 이러한 작화 스타일은 이쁘장한 캐릭터 디자인과 함께 상당한 공을 들인 작화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제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좋은 평가를 주기가 그렇습니다. CG라도 쓰지 않는 이상에야 동화(움직이는 그림) 컷을 잘 사용하는 작품에 비하여 다이나믹한 씬의 구현도 완성도가 떨어지구요.

예전에 리미티드 아니메들이 풀 애니메이션에 비해 부족한 프레임 수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퀄리티, 또는 부자연스런 움직임을 보였던 것처럼, 요즈음의 아니메들은 발달된 CG 기술과 이쁘장하고 깔끔한 그림체로 얼핏 보기에는 퀄리티가 높은 듯 싶지만, 이전의 리미티드 기법을 십분 활용한 아니메들이 보여줬던 다이나믹함이나 역동적인 화면구성에 있어서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작품의 소재가 학원 로맨스물 등에 편중되어 있는 장르적 한계에도 원인이 있긴 합니다만.)

이런 면에 이 작품 스트레인저는 아니메로 보여줄 수 있는 다이나믹한 화면구성과 움직임을 멋지게 살린 액션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BONES / STRANGERS 2007



쾌속의 액션, 검과 검이 부딪히는 BONES의 액션 집대성

앞서도 말했듯이 이 작품은 본즈의 스탭진들이 이전작에서 선보였던 완성도 높은 액션 연출을 십분 살린 작품입니다. 감독을 맡았던 안도 마사히로가 모 인터뷰에서 소회한 바와 같이 작품에 대해 굉장히 열정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본즈의 스탭진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작화감독인 이토 요시유키의 경우에는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의 어시스턴트 작화감독이나 강철의 연금술사의 작화감독 등을 맡았던 경험이 있는지라 액션 시퀀스나 장면 연출에서 앞의 두 작품과의 유사성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작품의 경우에는 애초에 프로듀서였던 미나미 마사히코나 감독인 안노 마사히로 등이 처음부터 칼싸움이라는 소재를 아니메에서 한 번 멋지게 재현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출발한 작품이었기에 액션의 묘사는 근래의 작품들 중에서도 발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출진의 의도를 이미 여러 작품에서 멋진 액션씬을 구현해 낸 본즈의 스탭진들이 훌륭하게 구현해냈구요. 한국판 DVD 북클릿에 포함된 액션원화집에는 이들의 멋진 액션 작화가 만들어지는 흔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움직임이 많은 액션작품이지만, 풀애니메이션이 아닌 리미티드 아니메의 특성을 십분 살린 작품입니다. 순식간에 결판이 나는 쾌속의 검투장면은 유려하고 부드러운 풀 프레임의 만화영화보다는 스피드함이 살아나는 리미티드 아니메 기법이 더 어울리는 것 같네요. 특히, 완급을 조절하면서 빠른 움직임과 정지 컷을 번갈아 배치하면서 적절하고 멋진 템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흩날리는 빗발이나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찰나에 승부가 결정되는 긴박하고 속도감 넘치는 칼싸움에서 멋진 소품으로서 작용하고 있구요. 검에 깊게 베여 피가 흩뿌려지는 씬 또한 강렬한 칼싸움의 여운을 화면 가득 진하게 베이게 합니다. 모든 배경과 소품이 마치 한몸이듯이 액션장면으로 승화되는 것 같군요.

흔히들 그렇듯 이러한 액션작품에서 주인공은 다수의 실력자들과 맞딱들이게 됩니다. 그것은 이번 스트레인저에서도 예외는 아니지요. 명나라에서 온 아홉명의 무사들이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나나시가 맞서게 되는 최강의 실력자들입니다. 뻔하면서도 항상 긴장감을 갖게 하는 이 설정은 이번 작품에 이르러 몇가지 설정에 의해 긴장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어떠한 이유로 인하여 다시는 검을 뽑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과, 이들에게 잡혀간 또다른 주인공인 어린 소년 코타로는 당장 이들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해져 있다는 것, 이러한 과거와 현재의 제약들은 주인공을 옥죄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립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최강의 실력자들과 맞서 나나시는 코타로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작품은 이러한 테마 속에서 검과 검이 부딛히는 사나이들의 쾌속의 액션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게 됩니다.

ⓒ BONES / STRANGERS 2007



스토리는 그저 거들 뿐. 액션물에 최적화된 단순한 스토리

사실, 이 작품의 기획의도 자체가 칼싸움이라는 소재를 아니메로 멋지게 표현해보자는 것이었던 것 만큼, 작품의 내용적 깊이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쫓기는 소년을 구해주고 그의 경호원이 되는 과거를 숨긴 사무라이와 명나라에서 넘어온 정체불명의 무인들, 그리고 그들에게서 무언가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지방영주와 그들의 부하는 상당히 전형적이고 단순하면서도 뻔한 구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감독 자신이 B급이라고 밝힌 이 작품은 이런 단순한 구도를 액션이라는 장르에 최적화된 스토리텔링으로 승화시킵니다. 액션에 최적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의 부실함을 드러내며 낮은 완성도를 보여준 영화나 아니메들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확실히 그런 면에서 그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지요. 

영화로서는 시덥지 않은 각본이 아니메로 이식되면 종종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준 적이 있기도 한데요. 그것이 만화영화 특유의 판타지적인 연출이나 신기의 작화기술에 근거했음을 비춰볼 때, CG로 무장된 근래의 영화와 만화영화의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와는 별개로 이 작품의 이야기 구조는 아니메로 구현되든, 영화로 구현되든 액션연출의 완성도만 갖춰진다면 무난하게 전개될 구조이기도 하죠.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 이야기는 영화든 만화영화든 간에 큰 임팩트를 주기보다는 '괜찮네' 정도의 평범한 호응을 이끌어낼만한 작품이라는 소리일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그 정도의 호응을 주었다고 볼 수 있구요.

그러나, 평범한 이야기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소년과 충견, 그리고 소년을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뽑지 않았던 칼을 뽑고 실력자들과 맞서는 한 사나이이의 우정어린 이야기는 담백한 맛이 있습니다. 별 깊이는 없지만, 드라마틱함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군요. 이러한 느낌은 야무지고 버릇 없지만 외로운 소년의 연기를 무난히 해낸 신예 치넨 유리와 조용하고 과묵한 사무라이의 연기를 잘 소화해낸 아이돌 가수 출신 겸 배우인 나가세 토모야 덕에 잘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명나라 무사들의 경우에도 중국어를 직접 구사하면서 좀 더 현실감이 느껴졌구요. 특히, 엄청난 실력을 가진 벽안의 무사 라로우를 연기한 야마데라 코이치의 경우에는 직접 중국어를 배워 대사를 연기하는 열성을 보여주며, 이야기에 많은 생명력을 부여해주고 있습니다.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몹시 빈약한 이 작품에서 영주의 딸인 공주로 잠깐 출연하는 성우는 사카마토 마야가 맡았군요. 안타깝게도 이번 작품에서는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가 담겨진 노래를 들어볼 수는 없습니다.

ⓒ BONES / STRANGERS 2007



웰메이드 B급 액션물, 본즈가 만들면 다르다

보통 유명하지 않은 배우와 저예산의 제작비로 제작되는 메이저 영화가 아닌 소규모, 혹은 독립제작사들의 영화를 B급이라고 일컫고 있습니다. 본즈라는 제작사의 네임밸류와 캐스팅 등을 살펴볼 때 만화영화로서 이 작품을 B급이라고 불러야할지는 의문이 들기도 하네요. B급이라 불리기에는 여기저기에서 높은 완성도와 함께 능숙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물론 작화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톱클래스의 퀄리티를 보여주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어찌 보면 조금 힘을 빼고 만든 듯한 느낌도 들구요.

하지만, 과거 사무라이 액션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영상미학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린 타로 감독의 85년작 카무이의 검이나 그의 제자로 사무라이 액션을 자신만의 미학적 스타일로 승화시킨 하드코어의 대가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93년작 수병위인풍첩이 갖고 있는 네임밸류 정도는 얻지 못하고 있는 작품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높은 완성도이지만, 명작이라고 불리기에는 여러 면에서 혁신적인 모습은 부족한 작품이기도 하지요. 웰메이드 B급이라고 한다면 괜찮을까요.

하지만, 근래처럼 CG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니메 제작현실에서 2D와 수작업을 통해 멋진 영상을 보여준 점에서 스트레인저가 가진 의의는 남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애니메이션의 기본을 지키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은 작품이라고 하고 싶군요. 다만, 모쪼록 이런 작품들의 계속 만들어질 수 있는 여건이 지속되기를 희망해 보기도 합니다. 본즈의 작품들이 줄줄이 시청률 잡기나 극장흥행에 성공적이지 못한 모습이나, 그와 비슷한 작품 성향을 추구하는 제작사들이 고전하는 모습은 아니메 팬으로서는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 BONES / STRANGERS 2007



<참고 사이트 및 자료>

[1] ストレンヂア 無皇刃譚, Wikipedia Japan
[2] 『ストレンヂア』安藤真裕監督インタビュー第1回 あんなぷるは野武士の集団に見えた, WEB アニメスタイル
[3] 한국판 DVD 커멘터리
[4] 한국판 DVD 북클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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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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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와..이거 액션이 진짜 스피디하고 잼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명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잼있는 애니...강력추천작!!

    2010.07.13 13: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속도감을 잘 살린 액션씬이 일품인 작품이었죠. ^^ 저도 한 두세번 본 것 같습니다. ㅎㅎ

      2010.07.13 14:36 신고 [ ADDR : EDIT/ DEL ]